장진수 추모사업회준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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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부천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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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선배님 추운 날씨에 잘 지내지죠?

 

선배님 보내고, 사람이 기가 빠진다. 넋이 나간다. 는 느낌을 처음으로 경험했던 시간이 벌써 3년이 지났네요. 40년째 이 자리를 지키고 계시는 전태일 열사님이랑 많은 이야기 나누며 지내시죠?

 

혹시 흙손 공방 김봉준 선생님 기억나세요?
김봉준 선생님 부천 계실 때 노동자들의 문화행사마다 선생님의 손길과 작품이 함께 했었고, 노동조합 사무실 마다 선생님 판화 걸려있었는데 기억 못하실 수가 없죠?
우리 조합 사무실과 상담소에는 아직도 그 작품들이 걸려 있습니다.
그 김봉준 선생님께서 형님 모습을 잘 그려주셨습니다. 맘에 드세요? 형님이 전국노동자대회 사회 보시던 날 모습인데.. 그 날도 기억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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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기훈이 결혼식 날은 즐거우셨죠?
신부를 위해 직접 노래를 불러주는 씩씩한 신랑 기훈이
형 결혼을 축하한다고,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엄청난 댄스 실력으로 결혼식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어낸 정훈이
두 형제의 우정이 만들어낸 정말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날 형수님도 잠시 눈물을 보이셨지만 제가 보기엔 정말 두 아들을 대견스러워하셨습니다. 형님도 그렇게 느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자리에 올 때마다 정말 당당하고 자랑하고 싶은 꺼리를 가득 안고 오고 싶은데, 올해도 그렇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지난겨울 한국노총에서 희망을 만들어 내리라 약속하고 갔지만, 아직도 그 희망이 잘 보이질 않습니다.
무너진 현장이 복구되기 보다는 내년 7월 교섭권 없는 복수노조로 또한번 초토화 될지도 모른다는 또 다른 위기감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아직도 한국노총에서 일하고 있냐? 한국노총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냐?
20년 한국노총에서 일하면서 무수히 들었던 이야기 이지만,
어떤 때는 당당히, 어떤 때는 차분하게, 이야기를 썩을 필요성도 못 느낄 때는 속으로..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한국노총! 그 어떤 조직보다도 가능성과 희망이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조직이다.” 당당히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당당하지 못했습니다. 저 스스로도 희망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자포자기 직전까지 갔습니다. 20년의 세월이 정말 한스럽게까지 느껴졌습니다.

 

그럴 때 저는 물었습니다.
제 책상 왼쪽에서 늘 저를 지켜보시고 계신 장진수 선배님께 물었습니다. 선배님 같으면 어떻게 하시겠냐고? 그 대답이 바로 걸개그림에 걸려있는 그것이었습니다.
더디가더라도 희망을 잃지 말고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깨치며...였습니다.

노동자는 하나일 때 더 강하다. 노동자는 단결할 때 강해지고, 실천하며 단련된다. 노동자들의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고 하는 아무리 부정해도 부정할 수 없는 진리! 를 다시금 가슴에 새기고, 현장에서 진리를 실천하고,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하자! 이것이 답이었습니다.

 

교섭권이 없는 노동조합으로 전락할지도 모르는 무수한 비정규 노동조합의 교섭권 쟁취를 위해 싸우겠습니다.
그 노동조합의 우산아래 비정규직들이 비 피하며, 함께 우산을 받쳐 들도록 만들어 내겠습니다.

 

매년 와서 다짐만 하고, 자랑꺼리 가져오지 못하는 못난 후배들이지만 형님께서는 야단치시기 보다는 등 두드려 주실 분이라 알기에, 이렇게 매년 와서 다짐도 하고, 푸념도 넋두리도 하면서 더디 가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옳고 그름을 정확히 알고 깨쳐가는 그런 후배가 되겠습니다.

 

2010년 12월 3일

 

늘 부끄러운 모습으로 찾아뵙는 후배 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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