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수 추모사업회준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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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수 선배를 그리며...

2008.12.04 15:39

관리자 조회 수:11558


찬바람이 앙상한 나뭇가지에 마지막 남은 낙엽을 흔들어대는 초겨울
당신께서 가신지 어느덧 일년의 세월이 흘러 또 다른 한해가 저물어갑니다.

장·진·수!

87년 중소영세사업장이 대다수였던 부천의 생산현장 노동자들에게 당신은 횃불이었고 희망이었습니다. 열악한 근로환경, 서슬 퍼런 노무관리하에서 입이 있어도 말을 못하고 숨죽이고 눈치만보며 살았던 시절, 부천의 현장노동자들에게 용기의 씨앗을 뿌렸습니다. 아니 부천만이 아니라 울산의 현대엔진과 함께 전국의 노동자들에게 노동자도 존엄성을 가진 인간이며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싹을 틔웠습니다.

  회사노무관리의 보조축에 불과했던 기존의 노조들에게 진짜노동조합이 어떤 것인지를 실천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입장이 다르다며 실망하고, ‘어용’과 함께할 수 없다며 갈라지고 떠나는 노조간부와 노동운동 지도자들에게 변화의 가능성과 단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끝까지 함께하려고 했던, 당신은 부천노동자 연대와 단결의 구심이었습니다.

 “상급단체와 상관없이 모든 조합원이 힘들게 사는 똑같은 노동자”이고 “노동조합을 바꾸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나라를 바꾸고 세상을 바꿀 수 있겠느냐”며 말로만의 대동단결이 아닌 단결을 위한 작은 실천과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양극단의 비아냥 속에서도 ‘노동자는 하나’라는 기치 하에 차이를 인정하고 공통분모를 찾아 큰 힘으로 만들고자 했던 당신은 진짜노동자였습니다. 노동자의 힘은 단결에 있고 노동조합의 힘은 현장조합원들로부터 나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몸소 실천하며 소모임을 만들고 현장노동자와 함께해 오셨습니다.

개혁과 전진의 기수, 부천노총!

당신은 그 구심이었고 선구자였습니다. 조합원 주권을 주장하며 자신의 임기를 스스로 줄이면서 전국에서 노조연합단체로서는 최초로 조합원 직선제를 관철하고 이를 실현한 후, 흥분과 기쁨으로 눈물 글썽이며 홍조 띤 당신의 얼굴을 기억합니다. 부당노동행위에 맞서 힘겹게 싸우는 이웃 중소사업장 노동자의 투쟁의 현장에서, 지치고 포기하려는 노동자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며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하던 당신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노조만의 이익, 노동자만의 싸움이 아니라 노동조합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개혁운동에서의 노동조합의 역할을 강조하며 시민사회와의 연대를 실천하고, 세금비리사건이 터졌을 때, 우리사회 특권구조와 부정부패 에 분노하던 당신의 이글거리던 눈빛을 기억합니다.

부천노총 의장재직중 소속노조가 탈퇴하자 ‘원칙을 세우자’며 2년 남은 임기를 버리고 고집스럽게 생산현장의 용접공으로 복귀하여 ‘오랜만에 해보는 용접이 아직 일손이 설어서 그렇다’며 벌겋게 그을린 채로 지긋이 웃던 당신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동료나 후배들이 흔들릴 때마다 중심을 잡아주고 힘들다고 포기하려할 때마다 원양어선 선원시절의 고통에 비할 바가 아니라며 일으켜 세우고 끌어주던 친형같던 사람, 원칙과 뚝심, 의리의 진짜 노동자, 장진수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공동체 사회! 가난하지만 능력 있는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세상! 돈이 없어 진학을 포기하거나 병원비가 없어 치료를 포기하는 일이 없는 나라!  당신이 이루지 못한 꿈은 이제 살아남아 있는 우리들의 몫입니다.

12월 4일 모란공원에서 뵙겠습니다. 편히 잠드시길 ....

 


                              2008. 11

                             못난 후배 김경협(부천노총10-12대의장, 전 청와대 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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